올해 57세이신 엄마가 작년 봄에 장어를 드신 후에 설사가 매우 심하셨습니다. 며칠 내내 설사를 하시다가 증상이 좀 완화가 되었는데요, 그뒤로 좀 피곤하거나 기력이 딸리시면 꼭 설사를 하시더라구요. 그뒤 작년겨울에 또 설사를 많이 하더니, 나중에는 선홍색의 혈변을 몇 차례 하셨습니다. 당장 내시경 전문 병원에서 장, 위내시경을 했는데 그때 의사분 소견으로는 약간 장과 위벽이 상기되어있을뿐 깨끗하다고 하셨거든요. 그뒤 한약도 드시고 좀 증상이 작년보다는 나아지셨는데, 그래도 꼭 피곤하면 설사를 하시고, 어제는 또 선홍색 혈변이 있었다고 하네요. 설사할때 배도 살살 아프구요 , 빈혈증세도 있다고 합니다. 다시 내시경을 해야겠지요?
연세도 있으신데 혈변이 있으시다니 걱정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조그만 칼에 베어서 피가나도 불안한것이 사람마음인데 혈변을 보신다니 얼마나 걱정이 많으신가요?
선홍색의 혈변을 보셨다구요? 우선 선홍색의 혈변에 대한 원인을 따져보자면 가장 많은 원인이 항문주위질환(치질, 치열, 치루 등)이고 나이가 57세 이시므로 하행결장(대장 중 항문과 가까운 1/3)이나 직장(항문과 하행결장 사이)에 있는 종양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종양은 아니지만 혈관이형성증(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뭉쳐서 장점막으로 돌출)도 선홍색 장 출혈의 많은 원인입니다. 어떠한 이유로 설사를 하신 것인지는 말씀만 듣고서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으나 세균성장염의 경우 원인균에 따라 설사와 함께 선홍색의 혈변을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선홍색 혈변의 원인에 관계없이 반드시 위내시경을 포함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여 원인을 찾는 것은 필수입니다. 작년에 검사를 하셨으나 작년에 있었던 혈변과 최근 발생한 혈변이 같은 원인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으므로 다시 검사를 받으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혈변의 원인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입니다. 전체 혈변 환자의 20%정도가 많은 검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혈변의 원인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위대장 내시경 후에도 소장내시경이나 캡슐내시경을 추가로 하기도 하며 그래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핵의학검사나 혈관촬영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이 분야에 경험이 많은 분께 검사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하루빨리 어머님께서 건강과 웃음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따님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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